러시아 核가방은 모두 美製 `샘소나이트'
<러시아 核가방은 모두 美製 `샘소나이트'>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비상시에 대비한 러시아의 핵가방은 모두미국 제품이며 대통령 측근들은 크렘린궁(宮)에서 주로 토속 음식과 유럽산 포도주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전 고문으로,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 당시 의전장을 지낸 블라디미르 세프첸코는 최근 펴낸 `크렘린의 일상사'란 책에서 크렘린의 내부 사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미국 보다 20년 늦은 1983년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 당시 처음 도입된 러시아핵가방은 3개인데 모두 미국의 샘소나이트 제품이다.
폭 10㎝, 무게 수㎏의 핵가방에는 비상 연락용 통신 장비와 핵무기 발사 명령 암호 입력용 특수 장치 등이 들어있다.
핵가방은 평소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하나씩 갖고 있고, 다른 1개는 비상용으로합동참모본부에 보관한다. 대통령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모두 동의해야 핵무기발사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항상 2명의 특수 요원이 핵가방을 들고 대통령을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닌다.
2000년 푸틴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수호이(Su)-27 전투기를 타고 체첸을 시찰할 때는 핵가방을 든 요원들이 다른 전투기를 타고 수행했으며, 1996년 옐친 대통령이 심장 수술을 받을 때는 총리에게 넘겼다가 마취에서 깨어나자 마자 되찾았다.
푸틴 대통령의 월급은 2천250달러(약 270만원) 가량으로 옐친 전 대통령 당시의710달러 보다 크게 올랐다.
푸틴은 그러나 과거 연방보안국(FSB) 재직 대가로 받는 연금과 은행 이자, 자서전 인세 등을 합치면 연간 6만7천500달러(약 7천8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지난 14일대선에 입후보하며 공개한 재산 명세에서 드러났다.
1991년 보수파 쿠데타 이전 까지 국가보안위원회(KGB.현 FSB 전신) 산하 제9국이 맡던 대통령 경호는 연방 경호국에서 담당한다.
최고의 사격술과 무술 실력을 겸비한 경호원은 고급 장교 양성 기관인 크렘린연대학교와 최고군사학교 출신이 다수이다. 대통령은 외국 방문시 미 대통령 경호팀의10분의 1 수준인 20-30명의 경호원만 대동한다.
과거 프랑스 요리가 주를 이뤘던 크렘린 식탁 메뉴는 최근 전통 음식으로 바뀌었고, 반주로 곁들여지는 술은 러시아 국민주인 보드카 대신 프랑스와 이탈리아, 몰도바산 포도주로 대체됐다.
크렘린 측근들 취미는 대통령 기호에 따라 바뀌었다. 옐친 전 대통령 시절에는테니스가 유행하더니 스키와 승마를 좋아하는 푸틴이 들어선 뒤에는 이를 따라하는 고급 관료들이 크게 늘었다.
joon@yonhapnews.co.kr
연합뉴스 2004-03-25 09: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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