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2월 22일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
여성 경호 전문업체 ‘퍼스트레이디’ 고은옥 대표 - 운동만 잘한다고 경호원 되던 시대 지났어요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만을 전문적으로 경호하는 ‘퍼스트레이디’의 고은옥 대표는 경호업계에서 일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베테랑 경호원이다.
사설탐정으로도 불리는 민간조사원 1호인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새내기 때부터 경호일을 아르바이트로 했고 졸업 후 경찰이나 군인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경호원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경호·경비업체만 해도 2천5백여 곳에 규모도 3조원 시장이다. 경영학도답게 “내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 왔던 그는 여성만을 전문적으로 경호하는 곳이 없는 데 주목했다. 이혼문제로 법원에 함께 동행하는 일, 스토킹이나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경호를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 점도 창업에 불을 댕겼다.
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1억원. 적금, 보험 다 해약하고 집에서 약간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고도 부족한 2천5백만원은 여성부 창업자금에서 신용대출로 융자를 받았다. 사실 여성부의 도움을 받기 전에 사업자금을 대주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그러나 고 사장은 거절했다.
“스폰서가 돼주겠다는 것은 사장으로 앉혀 달라는 건데 내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건 싫었어요. 외부 자금이 들어오면 그만큼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될 테니까요. 무엇보다 내 경영 마인드와 다른 간섭이 들어오면 곤란하잖아요.”
어렵더라도 돌아가자 싶어 창업자금을 대출해주는 곳을 알아보다가 여성부를 만났는데 신청하고 나서 기간이 한참 걸려 애를 먹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미성년자 취급을 받는 미혼이라서 그런 모양”이라며 웃는 그는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사업을 시작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사업성을 보고 저처럼 젊은 여성에게도 자금을 빌려주니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직원 15명에 대부분이 여성 경호원인 ‘퍼스트레이디’의 지난해 매출은 6억원. 올해는 12억~1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사장은 신세대답게 아이디어도 재기발랄하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지난해 유영철 사건이 난 후 홈쇼핑에서 경호원 한 명을 쓸 수 있는 쿠폰을 판매했다. 1시간 만에 무려 1억9천8백만원 콜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일이었다. 호신용품이 꽤 잘 팔리는 상품으로 온라인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은 이미 내린 상태. 조만간 온라인 포탈 사이트도 만들 계획이다.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내 사업이라서 행복하다”는 고은옥 사장. 대학시절부터 경호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버느라 기억에 남는 캠퍼스의 추억도 없고 남들 다 가는 엠티 한번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 기회비용을 포기해서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 같아 후회는 없단다.
“앞으로 고객들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만능 엔터테이너 여성 경호원을 길러내는 교육사업에 투자할 거예요. 요즘은 고객들의 요구가 굉장히 구체적이에요. 운전은 기본이고 비서 자격증, 워드, 외국어 실력까지 갖춘 경호원을 원하죠. 하지만 그 조건에 맞는 사람이 없어 못 보내는 경우도 많아요. 덩치 좋고 운동만 잘하면 되던 시대에서 이제는 여러 가지 능력을 겸비해야 경호원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여성 경호원들을 교육하고 길러내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겁니다.”
출처 : 미즈엔,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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