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야무진 손길’ 누구든 “꼼짝마
여성경호원이 뜬다
■ 여성경호원 현주소
경호원들에게 ‘나’는 없다. 의뢰인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것이 그들이다. 때문에 경호원은 기본적인 무술은 물론 ‘희생과 봉사’라는 정신무장이 필수이다.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민간 경호 분야에도 여성들이 진출, 인기를 끌고 있다. 범죄의 증가로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지만 경호가 신변보호뿐 아니라 의전, 수행, 행사안전요원 등 범위가 확대돼 여성인력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KBS-TV드라마 ‘보디가드’에서 보여준 여성경호원의 활약이나 현재 방송중인 MBC-TV드라마 ‘아일랜드’에서도 경호원인 주인공이 다니는 경호회사의 사장이 여성으로 설정될 정도로 TV 드라마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경호원들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경호 영역이 확대되면서 여성경호원을 찾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특수한 조건을 요구하는 경호업무의 자격을 갖춘 여성은 많지 않아 여성의 급여 수준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대표적인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호는 신변보호는 물론 의전, 수행비서, 출장경호, 행사안전요원, 도청 및 몰래카메라 탐색 등 영역이 다양하다. 특히 의전이나 경호를 겸한 비서, 분위기를 염두에 두는 행사, 유명여성 밀착 신변보호 등 여성경호원들을 필요로 하는 곳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 그러나 ‘희생과 봉사’로 무장하고 무술자격과 시력 및 신장 등 기본 요건을 갖추고 민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인력은 기업에 소속돼 있거나 프로젝트에 따라 팀을 구성해 활동하는 인원을 모두 합쳐 100명이 채 안 된다. 때문에 경력과 자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경호를 포함한 비서업무의 경우 1일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월평균 수입이 최저가 300만원선이며 하루 단위 프로젝트에도 30만원 안팎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는 동일한 조건의 남성보다 10∼30% 정도 높다.
경호 분야에 여성인력이 부족한 것은 경호 역사가 길지 않은데다 교육이 남성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학에 경호학과가 생긴 것은 1996년 용인대가 경호학과를 신설, 신입생을 뽑으면서부터이다. 이에 앞서 1994년 국제경호아카데미가 개원하고 경호전문교육을 실시했지만 인력양성의 역사는 10년 안쪽이다. 경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호학과도 인기를 끌어 현재는 4년제 대학, 2년제 대학, 평생교육원 등 60여 곳에 관련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전공자 대부분은 남학생들.하지만 소수 여성졸업자 가운데 청와대를 비롯한 국가기관이나 대기업으로 진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여학생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용인대 경호학과는 1998년부터 여학생 9명을 별도로 모집, 여성경호원의 폭을 넓혔다. 올해부터 전주기전여대가 전국 최초로 여성경호학과를 개설한 것도 여성경호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경호원협회인 국제경호협회를 비롯한 사설 협회를 통해 경호자격증을 받은 여성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전문경호업체인 ‘퍼스트 레이디’도 등장했다. 경찰청에 등록된 2300∼2500개의 경호 관련업체 중 유일한 여성전문업체인 ‘퍼스트 레이디’는 창업한 지 1년이 안 됐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인 수요가 높아지면서 여성경호인들 역시 단순 경호업무만 아니라 비서, 통역은 물론 P.I(private Investigator)까지 자격을 인증받는 등 다재다능형으로 실력을 키우고 있어 여성경호원은 고급 인력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상철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경호의 의미는 신변보호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의전과 예절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업무를 수행하는 참모와 비서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경호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호원이 되려면 이렇게
훤칠한 키에 검은색 정장, 날카로운 눈빛만으로도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여성경호원.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인력구조 때문에 금값 대우를 받고 있는 여성경호원이 되려면 ‘희생과 봉사’라는 정신적인 자세는 물론 자격조건 또한 까다롭다. 그러나 경호산업은 지난해 노동부 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향후 5년 내 최고 성장 직업 상위 20위’에 들어갈 정도로 전망이 밝아 꿈꿔볼 만한 직종이다.
일반적으로 경호원의 자격은 고졸 이상의 학력에 교정시력 1.0 이상이다. 여성의 경우 신장은 160~165cm 이상. 태권도, 유도 등 무술 유단자이면 기본적인 조건은 갖춘 셈이다. 그러나 타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과기록이 없어야 하며, 인성 또한 주요 자질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 듣지만 말하지 않는다’는 경호원이 지켜야할 규율 1호.
경호원 인력양성은 사설경호협회가 자체적으로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발행하기도 하며 협회가 헤드헌터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취업 후에도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재교육을 받는다. 199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경찰청 주관 경비지도사자격증은 경호와 관련된 자격증이지만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하며 합격하면 44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대학에서 경호관련학을 전공하는 것은 경호원이 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경호와 관련된 학과는 현재 전국적으로 60여 곳. 4년제, 2년제 대학과 사회교육원은 물론 경호고등학교도 있다. 올해부터 전주기전여대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여성경호과를 신설, 교육중이다.
경호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경호의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면 평생교육원이나 경호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경호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경호를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대통령 경호실 경호공무원, 국가정보원의 방호원과 경호원을 비롯해 경찰청의 보안 수사담당, 국가주요시설의 보안 경비직 등 공직에도 진출할 곳이 많다. 청와대가 올해부터 경호실 인력을 공채로 충원한 것도 경호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부분. 공공기관 외에도 사설 보안경비업체나 전문회사 대기업 및 중소기업, 정치인, 연예인들과의 파트너십 등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다.
■여성경호원들이 말하는 경호세계
“경호는 희생과 봉사정신 없이는 할 수 없어요. 모든 스케줄이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사생활도 지장을 받곤 하지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기에 보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경호전문업체를 창업한 퍼스트 레이디 고은옥 사장과 직원들은 “경호가 겉보기처럼 멋있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들의 이 같은 지적은 겉보기에는 그저 멋있어만 보이는 경호업무가 실제로는 엄청난 인내와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나온 것. 나보다 의뢰인의 목숨이 중요한 것은 물론 ‘보고 듣지만 말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처럼 경호원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자질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영국의 베컴처럼 자신의 경호원 때문에 곤경을 겪은 사례들이 보여주듯 경호는 무술만 뛰어나서는 안 되며 기본적인 인성을 갖춰야 하는 직업군. 특히 밀착수행이나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여성, 왕따에 시달리고 있는 초등생 등 인간적인 교감이 필수적인 경호를 나서는 여성경호원들에게는 인간적인 면이 더욱 중요하다. 이 때문에 퍼스트 레이디의 경호원들은 교육과 무술연마를 통해 이 같은 정신교육도 철저하게 한다.
고 사장이 경호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 입학하던 1997년 아르바이트로 경호를 시작하면서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유도 등 무술 유단자였던 그는 대학교에 입학하면 첫 등록금만 대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철칙에 따라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경호원 일이 평생직업이 됐다.
그후 경호를 전문직업으로 택하면서도 갈등은 많았다. 때로는 돈 많은 의뢰인들의 눈뜨고 볼 수 없는 사치행각과 자신을 경호하는 사람까지도 돈이면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 때문에 계약 파기까지 감수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수행,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 경호 등 VIP들의 경호에 나서 훌륭하게 일을 끝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경영인이 된 그는 해외스타들의 국내공연 수행이나 핸드폰 출동 경호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 개척에도 열심이다.
경호에는 통역을 포함한 실무도 필요할 때가 많다. 퍼스트레이디의 경호원들 역시 다양한 재능을 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은정(31) 이사는 중국 대련의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통역을 겸한 경호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는 CEO들의 수행 및 통역 등 그는 수행과 실무를 겸한 1인 다역이다. 용인대에서 경호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태권도와 경호무술 1단에 주산 2급, 부기 2급은 물론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다재다능 경호원.
최연선(27) 과장은 특수전 사령부 707 특수임무대대 여군 대테러팀 출신답게 태권도, 특공무술, 경호무술, 쿵푸가 각각 2단이다. 스킨스쿠버다이빙, 상업부기, 주산, 한글타자 3급 등 실무능력 역시 화려하다.
경호원에 대한 그의 철학은 의뢰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2002년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인 스칼라피노 부부가 내한했을 때 근접경호 및 수행을 맡아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부인으로부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감사인사를 받았을 때 보람을 느꼈다며 희생과 봉사가 경호원의 기본임을 주시한다.
정은영(27) 총괄팀장은 태권도 공인5단에 특공무술과 경호무술 2단. 여가 레크리에이션 공인 2급, 수영 모노휜 3급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엄정화·조성모·클론 등 인기 연예인 수행 및 행사경호를 담당해온 그는 “지나친 경계도 안 되고 의뢰인을 다치게 해도 안 된다”고 조언한다.
김미영(25) 팀장은 태권도 2단, 유도 1단, 경호무술 1단과 3급 생활체육지도자, 수영실기교사 자격증과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은 물론 화학분석기능사 자격증도 지니고 있다.
출처: 우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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